MY MENU
제목

[매일경제] 풍파없는 바다는 없다…위기때 큰그림 볼 줄 알아야 진짜 리더_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매경·경영학회 `명예의 전당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2.25
첨부파일0
조회수
275
내용

풍파없는 바다는 없다…위기때 큰그림 볼 줄 알아야 진짜 리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매경·경영학회 `명예의 전당`에

2019년 은퇴이후 첫 인터뷰
한국, AI전쟁서 美中에 뒤처져
사재 500억원 KAIST에 기부
기업·정부, 힘모아 인재 키워야

여전히 유효한 `선장 리더십`
58년 항해사로 참치잡이 시작
선장이 자신감 잃으면 배 좌초
기업 경영은 전략 8할 전술 2할
보고서 미사여구에 경계해야

  • 김대영,이윤재 기자
  • 입력 : 2022.02.22 17:52:20  수정 : 2022.02.22 21:04:06
◆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헌액 인터뷰 ◆

■ 대담 = 김대영 산업부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앞두고 지난 10일 동원그룹 본사 회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사진설명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앞두고 지난 10일 동원그룹 본사 회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 AI 인재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주형 기자]
"회사에선 은퇴했지만 아직 인생(사회)에서 은퇴한 건 아닙니다.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동원그룹 본사에서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김재철 명예회장이 근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 제정한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헌액자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그는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럽지만 많은 후배에게 미안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1969년 35세 나이에 동원산업을 설립한 김 명예회장은 창업 50주년인 2019년 공식 은퇴했다. 김 명예회장은 은퇴 후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해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에 뛰어들었다. 올해 89세인 김 명예회장은 그 어떤 이야기에도 막힘이 없었으며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20년 전 일본 미쓰비시 사장단이 최초의 외국인 강연자로 초빙한 주인공다웠다. 언론 인터뷰는 2019년 은퇴 이후 처음이다.

―2020년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쾌척해 AI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을 만큼 가지면 되고, 더 중요한 건 대한민국의 미래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 기부하고 나니 남은 재산이 얼마 되지 않는다. 요즘 대한민국 AI 인재 양성에 대해 KAIST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 과학기술이 없으면 국가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가 성패를 좌우한다. 세계가 AI 패권 경쟁을 벌이지만 한국은 미국·중국 등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대한민국 영재들과 젊고 우수한 교수들이 집결한 KAIST가 이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다만 KAIST에 꼭 부탁한 건 폭증하는 AI 인재 수요를 감안해 지금보다 석·박사 정원을 늘려달라는 것, 해외 우수 교수를 채용해달라는 것이었다. KAIST가 세계적인 AI 인재를 키워내 이들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 정의 실현'을 창업 이념으로 삼았는데.

▷젊은 시절 해상 생활 도중 큰 풍파를 만나 죽을 고비를 겪을 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남은 인생을 떳떳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창업을 했던 1960년대 당시 기업은 성장을 우선시했지만 나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경영하자는 원칙을 세워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기업은 경영활동으로 흑자를 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고용 창출로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의무이자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최근 거론되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는 이보다 구체적이고 발전된 개념이다. 내가 앞서간 게 아니라 사회 변화와 함께 부각된 것이다. 동원산업 40주년 때 경영학과 교수들이 동원의 가치와 철학을 브랜드 하우스로 정리했다. 이들은 동원정신(열성·도전·창조)을 터전으로, 경영이념(고객 기쁨·사람 존중·가치 창조)과 행동규범(원칙 중시·작은 것의 소중함·과감한 도전)이 집을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설명했다.

―23세에 원양어선을 탔고 10여 년 후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나.

▷1958년 한국 최초 원양어선인 지남호의 실습 항해사로 참치잡이를 시작했고, 명선장으로 이름을 날린 후 육상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사업을 해보라는 권유가 많았다. 고심 끝에 1969년 직원 세 명과 동원산업을 창업했는데, 이는 '한국 최초의 벤처 비즈니스'로도 불린다. 원양어선을 타면서 한국의 어려운 현실과 내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봤다. 힘들 때는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문장으로, 김 명예회장은 새해가 되면 새 일지 앞장에 이 문장을 적는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이력 앞에 '한국 최초'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게 됐다.

―코로나19는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나는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했던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말을 좋아한다. C로 시작된 단어에는 Choice 외에 Challenge, Change 등 긍정적 단어가 있는 반면 Claim, Complain 등 부정적 단어도 많다. 인생은 우리가 어떤 C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태풍이 밀려올 때 바람을 피하고자 하면 자신도 모르게 태풍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간다. 풍파 없는 바다가 없듯이 우리 사회에도 위기가 없을 수 없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기다. 위기가 오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1958년 대한민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0달러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만1750달러가 됐다. 6·25전쟁 등 과거 우리가 겪었던 시련에 비춰볼 때 코로나19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다.

―김 명예회장의 '선장론'은 리더의 역할에 귀감이 되고 있다. 지금 리더들에게 필요한 역할은.

▷위기 상황에서 선원들은 파도가 아닌 선장 얼굴을 본다. 선장의 표정에서 자신감과 당당함이 보이면 그의 지시에 따라 선원들은 일치단결해 폭풍을 무사히 벗어날 수 있다. 선장은 선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담력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흔히 기업 경영은 전략이 8할, 전술이 2할이라고 한다. 따라서 전략을 수립하는 리더가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MZ세대는 '헬조선' 자책 말고 세계를 무대로 뛰어라

한국인만큼 성실한 민족 없어
자신만의 열정 밀어붙이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2일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후 동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사진설명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2일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후 동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1934년 전남 강진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지금까지 교육에 투자한 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그의 선친인 고(故) 김경묵 옹은 평소 자식들에게 "아무리 귀한 음식이라도 목구멍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남에게 주면 덕이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김재철 평전'(공병호 저)은 이에 대해 '사람을 귀하게 대하라는 삶의 원칙은 훗날 김재철의 인생에서 인재 육성이라는 기업가정신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고 설명한다.

―두 아들(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원양어선 실습, 공장 근무 등 현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농업고·수산대학을 나왔고, 늘 자연을 무대로 일했다. 순탄하게만 자라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나는 늘 경험을 강조하며 현장에 내보냈다. 경영진에게 올라오는 보고서는 미화되기 쉽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진짜 답이 나온다. 이런 뜻에 공감해 김남구 회장은 북양의 트롤어선을 6개월간 탔고, 김남정 부회장은 참치 공장에서 일했다.

―창업이 수성보다 어렵다. 두 아들에 대한 평가는.

▷평가는 시장과 주주가 하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잘나갈 때도 다음 어장을 찾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주력 사업이 잘나갈 때도 늘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같은 의미로 '본업을 버리는 자도, 본업만 해서도 망한다'는 말도 자주 한다.

―지금 젊은 세대는 과거와 다른 어려움이 있다. 젊은 세대에게 조언한다면.

▷기성세대가 좋은 자리를 꿰차 '헬조선'이란 말도 나오지만, 젊은이들에게 한국은 우울한 나라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국인은 매우 우수하고 근면 성실하다. 더욱이 손가락으로 정보를 소통하는 지금 한국인보다 빠르고 정확한 국민도 없다. 한국인이 인공지능(AI) 산업에 경쟁력이 있는 이유다. 남 탓을 하기보다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 물론 기성세대는 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고, 교육의 변화도 필요하다. 특별히 젊은이들에게는 좁은 한국만 생각하지 말고 세계를 무대로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 김 명예회장은…

△1934년 전남 강진 출생 △1958년 부산수산대 졸업 △1969년 동원산업 설립 △1981년 미국 하버드대 최고경영자 과정 △1991년 금탑산업훈장 △1999~2006년 한국무역협회 회장 △2003~2004년 동원금융지주(현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2006~2007년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 △1989~2019년 동원그룹 회장

[정리 = 이윤재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URL 복사

아래의 URL을 전체 선택하여 복사하세요.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