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 해법…美·日·EU 공동 R&D'
- 입력 :
- 2023-05-15 17:21:44
15일 한국경영학회, 경제학회, 사회학회, 정치학회, 행정학회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5대 학회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대한상공회의소 후원으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렸으며, 사회과학 분야 5대 학회가 함께한 공동학술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영학회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한국 산업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과거에 볼 수 없던 다양한 공급망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강력한 산업 정책의 시대가 다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기인 만큼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영학회는 강력한 산업 정책의 귀환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대응과 반도체 산업의 전략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연성 경영학회 차기 회장(인하대 교수)은 '지금은 반도체 산업의 모든 판도가 바뀔 만한 전략적 변곡점'이라며 '정부와 학계, 기업이 모여 공급망 재편 대응을 준비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도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만 만나는 게 아니라 한국 기업과도 직접 논의한다'며 '공급망(GVC) 포럼을 출범하는 등 학계나 기업도 역할을 할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공급망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전략적 동맹 강화도 필수다. 정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외국 반도체 기업과 공동 R&D를 벌여 윈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외국 반도체 기업 R&D센터나 공장을 국내에 함께 유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제안은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일본에 반도체 R&D 시설을 짓기로 알려지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후공정과 관련된 신기술을 검증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망의 시작인 R&D부터 제조의 끝단인 후공정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책 반도체 연구소 설립도 제안됐다. 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이 GDP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상시 R&D를 지원하기 위해 국책 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며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기업의 해외 매각도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대기업이니 지원하면 안 된다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며 '글로벌 정치 지형과 국가 경쟁력을 고려해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나 2차전지 같은 전략 산업은 경쟁력을 지켜내야 공급망 전쟁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우석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은 '한국형 IMEC를 구축해 반도체 R&D를 지원하는 한편, 첨단 산업 분야 R&D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IMEC는 벨기에에 위치한 반도체 종합연구센터다.
[송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