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한국경영학회는 서울 은행회관에서 '정책 환경 변화와 기업 경영'을 주제로 2021 한국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유웅환 SK텔레콤 부사장, 지민웅 산업연구원 본부장 등 민관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지금 가장 중요한 정책 환경의 핵심 도메인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ESG 경영'이라며 '가능화(Enabling)와 규제(Controlling) 관점에서 봤을 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정부가 관련 규제를 풀고 부족한 자원을 지원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ESG 경영은 규제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부가 ESG 분야의 가장 중요한 안건 중 하나인 기후변화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 목표를 세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을 단순히 규제 대상으로만 보면 세계 경쟁에서 이길 희망이 없고,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사업 모델, 플랫폼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특성화대학원 주임교수는 '우리 정부나 일부 기업이 '넷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 제로)'에 대해 나이브(naive)하게 접근하는 것 같다'며 '가장 전략적으로 최적화된 로드맵을 만들고 기술 개발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해줘야 할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무리하게 '넷제로 2050'을 끌고 가면서 에너지 믹스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제약 조건을 너무 많이 걸고 있다'며 '이런 제약 조건의 현실성에 대해 기업들이 목소리를 낼 채널이 약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한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탄소포집 재활용 등 어떠한 넷제로 달성 수단을 봐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며 '국민적 합의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탈석탄발전·탈원자력발전을 추진하고 나머지 수단으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자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모든 에너지 자원의 장단점을 분석해 최적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석탄을 에너지 믹스에서 100% 제외하는 게 정말 옳은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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